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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벌집 제거 출동 30% ↑…119 구조 출동은 소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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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7-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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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9신고를 통한 벌집 제거 출동이 30만건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27일 발표한 ‘2025 소방청 통계연보’에서 지난해 화재·구급 출동은 줄었지만 구조·생활안전 출동은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119신고는 1135만4928건으로 전년보다 5% 감소했다. 출동 건수를 보면, 구급 출동은 332만4287건으로 4.6% 감소했고 화재 출동은 3만7614건으로 3.1% 줄었다. 구조 출동은 소폭 증가(0.7%)한 131만8837건을 기록했다.
생활안전 출동은 66만9756건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이 중 벌집 제거 출동은 30만4821건으로 30.8% 급증했다. 소방청은 “‘벌 쏘임 위험지수’ 프로그램을 통해 예방 수칙과 대처 방법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 관련 산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국내 소방산업 총매출은 19조4676억원으로 전년보다 4.3% 증가했다. 지난해 ‘소화기·소화전·완강기 익히기’ 등 교육에 참여한 인원은 446만여명으로, 전년보다 10.4% 늘어났다.
예방 분야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확인됐다. 특정소방대상물 중 30층 이상 고층건축물이 전년 대비 484곳(8.04%) 증가했고, 50층 이상 초고층건축물과 지하연계복합건축물도 26곳(5.4%) 늘었다. 소방청 관계자는 “도시 고밀화 등에 따라 화재 예방과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통계연보는 재난안전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국가 차원의 소방 빅데이터 보고서다.
니콜라 푸생의 <아르카디아의 목자>는 서양 예술사에서 ‘죽음’에 대한 성찰로 유명한 그림이다. 평화로운 평원을 배경으로 세 청년과 한 여성이 석관을 둘러싸고 있는데, 석관의 문구가 이 그림의 핵심이다.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다(Et in Arcadia Ego)’. 어떤 이상향이나 목가적인 세계라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동명의 연극 <아르카디아>는 영국 시골의 대저택인 시들리파크에서 1809년과 현대를 오가며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를 엮어내는 지적인 작품이다. 수학과 자연에 천재적인 통찰을 보여주는 소녀 토마시나와 가정교사 셉티머스가 학문을 탐구하는 19세기의 모습, 그리고 같은 저택에서 이들의 흔적을 추적하는 현대 연구자들을 교차시키며 삶의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육욕적인 포옹이란 게 뭐야?” 이야기는 토마시나의 질문과 그에 대한 셉티머스의 눙치는 답변으로부터 시작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정교한 퍼즐처럼 맞물려 전개된다. 19세기 시들리파크에선 셉티머스의 친구로 설정된 영국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과 저택 거주자들 사이의 소동극이 펼쳐지는 한편, 토마시나가 시대를 앞질러 카오스 이론,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과 같은 개념을 깨닫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현대의 인물들은 바이런에 얽힌 미스터리를 좇는 동시에 토마시나와 셉티머스의 흔적을 더듬으며 인간 존재 더 나아가 우주의 본질을 탐구하게 된다.
객석을 사이에 둔 무대에는 기다란 테이블과 의자만 놓여있다. 무대는 단촐하지만, 등장인물들이 쏟아내는 과학, 철학, 문학, 역사, 예술, 사랑에 대한 깊이있는 질문은 관객들을 이야기로 몰입시킨다. 병렬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의 구조를 관통하는 상징은 ‘엔트로피’다. 열은 차가운 곳으로 가고, 시간은 흐르며 되돌릴 수 없다는 자연의 법칙은 삶의 불확실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확장된다. 극에서 암시되는 토마시나의 비극과 맞물려 애틋한 여운을 남긴다.
영국 유명 극작가 톰 스토파드가 1993년 발표한 이 작품은 묘하게 2014년 나온 영화 <인터스텔라>를 떠올리게도 한다. 영화에서 블랙홀 내부의 쿠퍼가 과거의 자신과 딸에게 신호를 보내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정서가 연극과도 겹쳐져 감상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이중 시간대로 전개되던 이야기는 마지막에 이르러 무대 위에서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이 함께 존재하게 된다. 서로를 인식하지 못한 채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연출이 아름답다.
<아르카디아>는 “우리가 중요해지는 건,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야”라고 과학적 탐구에서 삶의 의미를 끌어낸다. “우리는 모두 사라질 운명이라는 거지.” 시간은 결코 거스를 수 없고 모든 것은 마지막 순간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사랑과 삶의 흔적들은 남게 된다. 그리고 특정한 순간, 특정한 공간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의 의미가 될 수 있다.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8월3일까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통화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통화에 앞서)고 장제원 전 의원이 전화해 ‘김 전 의원 공천을 잘 부탁한다. 이는 윤 대통령 당선인의 뜻’이라고 말했고, 이를 한기호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장 전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의 비서실장이었고, 윤 의원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한 의원은 국민의힘 사무총장이자 공관위 부위원장이었다. 윤 의원은 그간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의원 공천 관련 대화를 나눈 사실과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을 공관위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모두 부인해왔다.
2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팀은 전날 윤 의원을 특검 사무실로 불러 조사하면서 “2022년 5월8일쯤 장 전 의원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와달라. 당선인의 뜻’이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며 “이 전화 내용을 한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특검에 “윤 전 대통령 의중을 공관위에 전달한 바 없다”며 “다만 한 의원에게는 따로 사석에서 얘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3월 치러진 대선을 앞두고 명태균씨로부터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해준 혐의를 받는다.
윤 의원이 장 전 의원 전화를 받은 다음날인 2022년 5월9일 명씨는 윤 전 대통령에게 “김영선 공천을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윤 전 대통령이 명씨에게 전화해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과 명씨가 통화한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서실장(장 전 의원) 전화 받았느냐. 김 전 의원 좀 잘 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국민의힘은 다음날인 5월10일 김 전 의원 전략공천을 발표했다.
다만 명씨가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인 5월9일 새벽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면, 이 대표는 ‘당선인 쪽에서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을 실시하라고 했다는 메시지를 한기호 사무총장이 보냈다’고 명씨에게 전한다.
윤 의원은 장 전 의원과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각각 “잘 논의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부당한 압박을 받아 김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공관위 논의 절차를 거쳤고, 윤 전 대통령 의견은 “중요한 참고사항”으로 고려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윤 의원 측은 28일 밤 경향신문 보도가 나간 뒤 “한 의원에게 전달을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경향신문 연락을 받지 않았다.
폭염이 계속된 29일 시민들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 <전지적 독자 시점> 원작 소설과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자’의 미움을 받는 ‘독자’의 이야기. 개봉 이전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가 휘말린 논란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런칭 예고편에서 원작에선 칼을 위주로 다루고 이순신의 가호를 받던 이지혜(지수)가 라이플총을 쓰는 장면이 나오자 원작 팬덤에서 분노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인 건 차라리 지엽적인 문제다. 정말 흉흉해진 건 주인공 김독자(안효섭)가 자신의 반평생을 함께 하고, 어느 순간부터 자신만이 유일한 독자였던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하 <멸살법>)의 엔딩에 대해 “이 소설은 최악입니다”라고 작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는 영화 속 설정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작가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에필로그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라 담백하게 진심을 전하며 그 와중에도 ‘섣불리 꺼낸 말들이 작가에게 상처를 줄까봐 두려웠다’던 원작의 김독자는 어디에 있는가. 개봉을 앞두고 분노는 확산됐고, 언론은 ‘천만 시어머니’ 따위의 표현(뭔가를 참견하고 간섭하는 행위를 ‘시어머니’로 호명하는 행태는 대체 언제 사라질까)으로 이 갈등 상황을 전하고 즐기며 조회수를 챙겼다. 마치 원작에서 인간들의 다툼을 보고 낄낄대는 저열한 성좌들과 그에 기생하는 도깨비처럼. 성좌에게 휘둘리지 않는 김독자가 그러했듯, 원작 대 영화라는 만들어진 갈등에 집중하기보단 이야기의 본질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전독시>라는 이야기의 재미이며 사랑스러움인가. 그것이 미디어믹스의 방향에 대한 더 나은 논의이기도 하거니와, <전독시>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야기를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모든 미디어믹스가 그러하지만, <전독시> 영화화는 애초에 상당한 각색을 전제해야 하는 작업이다. 스토리와 세계관은 1부까지만 기준으로 삼아도 너무 방대하고, 극의 서술을 이끄는 건 주인공 김독자의 내레이션이며, 무엇보다 판타지 장르 웹소설의 여러 코드와 클리셰를 정말 클리셰로, 그럼에도 사랑스럽거나 미워할 수 없는 클리셰로 인지하는 메타적인 관점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많은 것을 들어내고, 갈아엎고, 바꾸어야 한다. 또한 그럼에도 무언가는 남겨둬야 한다. 영화 <전독시>에도 많은 것이 그대로 남았다. 김독자가 읽던 <멸살법>의 세계가 현실이 된다는 기본 설정도 그대로이며, 그가 소설에서 읽은 내용을 기반으로 이 세계를 헤쳐나간다는 것도 그대로이며, <멸살법>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과 김독자가 양대 주인공으로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는 것도 그대로다. 만약 이 영화를 흔히 게임 판타지라 불리는 롤플레잉 게임과 현실을 결합한 판타지 장르물의 실사화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분명 원작의 중요한 것들을 대부분 남겼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것이 좋은 <전독시> 영화냐면 솔직히 회의적이다. 나에게 원작의 수많은 사건과 인물과 설정보다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좋았던 건 다음 구절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독자의 방식으로 싸운다.” 왜 그것이 영화에 담겨야 하느냐 묻는다면, 좋은 원작이 존중받아야 하는 건 원작이라서가 아니라 좋음 때문이라 답하겠다.
아마도 다수 원작팬들이 앞서 인용한 <멸살법> 작가에 대한 김독자의 상반된 행동에 대해 격하게 반응한 건, 김독자가 지닌 독자(讀者)로서의 정체성, 이야기를 좋아하고 귀하게 여기는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에 대한 우려였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의 여러 각색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김독자의 변화다. 원작의 그는 당연하듯 누구보다 빨리 <멸살법>의 잔혹한 규칙을 내면화하고 자신만이 알고 있는 소설 속 설정들을 매우 계산적으로 활용해 생존한다. 반면 영화에선 앞으로 벌어질 주요 사건들에 대해 미리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정도이며, <멸살법>의 세계에서도 생존보단 더 많은 사람을 구하고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에 더 의의를 둔다. 그가 <멸살법>의 작가에게 굳이 비판적 피드백을 남긴 것도 그래서다. 영화의 김독자는 <멸살법>이라는 세계와 심지어 원작에선 사이코패스로까지 표현되는 유중혁이라는 유아독존 주인공이 상징하는 각자도생의 세계관에 반대하고 대항하는 안티테제다. 나는 그가 더 인본주의적인 인물이 된 것을 비판하고 싶지 않다. 문제는 원작보다 더 도덕적이 된 김독자가 독자로서 어떤 싸움의 방식을 보여줄지 새로운 경로를 모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령 원작에선 존재조차 몰랐지만 뛰어난 가능성을 보고 김독자가 자신의 칼로 키워낸 정희원(나나)은 영화에선 자신처럼 조연 같은 인물이라 김독자가 소설에서 가장 응원했던 인물로 나온다. 그가 정희원을 도구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변화까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의 동료애와 응원만 강조하고 일체의 계산적 면모를 지워버리느라 갑자기 정희원의 능력이 개화하고 현란한 액션신을 선보이는 과정의 개연성은 휘발된다. 독자의 방식으로서의 싸움이, 그냥 알아서 성장한 소설 속 캐릭터에 대해 응원의 독백을 남기는 건 아닐 것이다.
원작 소설은 웹소설을 비롯해 무언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실은 능동적인 행위이며 그것이 어쩌면 남과 다른 특별한 독자의 삶을 선사해줄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담아 세상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연서와도 같았다. 소설에서 김독자는 웹소설이나 읽던 자신과 달리 레이먼드 카버나 한강을 읽고 외국어 공부에도 열심인 유상아(채수빈)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며 “독자에겐 독자의 삶”이 있는 거라 반쯤 체념하고 납득한다. 반면 영화에서 유상아는 김독자와 비슷한 처지로 그려지며, 김독자가 지닌 마이너리티 정체성은 웹소설 독자가 아닌 착한 비정규직 청년으로 규정된다. 그의 정체성으로부터 ‘웹소설이나 좋아하는 나’에 대한 자기 비하와 자기애의 양가적 감정을 지워버렸을 때 역시 비슷한 감정으로 소설을 읽던 원작 독자들이 이입할 경로는 차단된다. 나는 이것만으로도 원작 팬덤이 불쾌할 이유는 꽤 충분하다고 본다. 그에 더해 영화는 김독자의 대의와 트라우마에 집중하느라 정작 그 오랜 시간 <멸살법>을 읽는 것을 그저 현실 도피의 수동적 행위로 격하한다. 원작에서도 어느 정도 그런 경향이 있던 충무로역에서의 그린존 시나리오는 영화에서 더더욱 노골적으로 <오징어게임>처럼 인간의 이기적인 생존 본능에 대해 비판한다. 왜 일부의 낙오를 전제한 룰을 당연스레 받아들이고, 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은 모색하지 않는가. 이 질문을 극대화하기 위해 김독자는 왕따 시절 학교폭력에서 생존하기 위해 일진이 붙인 싸움에서 다른 왕따 친구를 때렸던 트라우마에 허덕이고 동료들을 통해 구원받는 인물로 그려진다. 소설 속 유중혁을 부러워하는 삶, 그리고 그 삶을 혐오하는 삶. 다시 말해 영화 속 김독자는 읽는 자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며 성장한다. 이젠 책으로 도피하는 대신 내가 원하는 결말을 위해 직접 싸우겠다고. 나는 이 모든 각색에 유의미한 야심과 선의가 있다 생각하고, 각자도생 대신 함께 연대하며 살아남자는 영화의 메시지에 동의한다. 다만 상당히 기세등등한 엔딩 장면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이야기가 흥미로운 전망을 남겼는지는 모르겠다. 세상이 가장 쓸데없다 말하던 일이 실은 조금도 쓸데없지 않더라는 그 역전과 자기 위안의 쾌감도, 독자의 방식으로 싸워 성장하는 개연성도 사라진 자리에 그저 당위만 덩그러니 남은 이 세계는 상당히 공허하고 심심하다. 무엇보다 이것을 <전지적 ‘독자’ 시점>이라 말해도 될까.
<위근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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