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가요 실적과 학문 사이…이진숙이 소환한 연구윤리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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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교육부가 낸 자료는 이 교수의 인사청문회 발언의 연장선에 있다. 지도교수-대학원생 간 기여도를 고려해 제1저자를 결정해야 하며, 연구부정 검증 책임이 있는 기관·단체가 이미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앞서 이 교수는 인사청문회에서 ‘이공계의 연구 관행’을 언급하며 “(제가) 제1저자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학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했다.
지명철회로 일단락됐지만 이 교수를 둘러싼 연구부정 의혹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교육부뿐 아니라 학계 일각에서도 “지도교수가 제1저자가 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 볼 수 없다”, “저자 결정은 학계의 자율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자의 학위 논문과의 유사성이 문제로 지적됐다는 점에서, 학계의 연구자 양성 과정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진숙 사태를 계기로 복수의 연구자들에게 한국 학계의 연구윤리에 대해 물었다. 연구자들은 일상적인 연구 과정에서 연구윤리의 선을 넘나드는 일이 종종 벌어질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그 원인을 연구의 질보다 양에 무게를 둔 실적평가에서 찾기도 했다.
교수가 제자의 학위 논문 내용이 포함된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제1저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학계 의견은 갈린다. 일단 기준을 만드는 정부부터 이 문제에 대한 태도가 모호하다.
지침상으로는 ‘연구부정’은 아니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은 학생의 학위 논문을 교수가 ‘단독 명의’로 학술지 등에 발표할 때 연구부정으로 규정한다. 학위 논문 저자인 학생의 이름을 공동저자로 넣었다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 듯 보인다. 그런데 2015년 교육부는 부산교육대학교를 종합감사하면서 제자의 학위 논문을 요약·정리해 학회지에 등재하며 자신은 제1저자로, 제자는 공저자(1저자처럼 주로 논문을 쓰진 않았지만, 연구·논문에 공헌한 저자)로 올린 교수들을 징계했다.
일반적이진 않지만, 학계에서는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몇몇 이공계 교수는 이진숙 교수의 사례가 논란이 되자 개인 SNS 등에 자신을 제1저자로 학술지에 논문을 등재한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수도권 대학교 교수 A씨는 “일반적으로 학위 논문은 완성도가 높지 않아 졸업에는 문제가 없지만, 학술지 논문으로 출판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있다. 연구를 좀더 보완해서 완성도를 높여 학술지 논문으로 완성하는 작업을 지도교수가 했다면, 학생은 엄밀히 말해 제1저자 자격이 없다. 지도교수가 제1저자가 되는 건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이진숙 교수의 사례는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변지수 경북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는 “교수가 제1저자가 되는 것이 맞냐, 틀리냐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제1저자가 된 구체적인 사유들이 있을 텐데 그것을 뭉뚱그려 ‘관행’으로 표현한 것이 잘못이다. 더구나 사업을 따온 주체니까 ‘제1저자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 것도 동의할 수 없다. 국제 저널 대부분이 그런 사유로 제1저자가 되는 것을 금하고 있다”고 했다.
학계의 관행이라 볼 수 없다는 데도 상당수 연구자가 동의했다. 좀더 일반적인 사례는 학위 논문을 쓴 당사자인 제자가 제1저자로, 지도교수가 교신저자(학술지나 다른 연구자들과 논문 관련 연락을 취하는 연구의 총책임자)로 이름을 올리는 경우다. 교수 입장에서는 제1저자든 교신저자든 동일한 연구업적 평가를 받을 수 있어, 더 선호하는 방식이다.
이진숙 교수의 사례는 ‘연구자 양성’ 윤리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제자의 연구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이 본인이라는 취지의 이 교수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제자가 해당 논문으로 학위를 받은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 교수의 논문 의혹을 검증한 범학계검증단에서 “(제자의 박사 학위 논문은) 사실상 박탈된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카이스트 대학원 졸업생 신민기씨는 “연구를 이진숙 후보자가 대부분 진행하고 학생은 수행만 했다면 학위에 대한 결과물로서 논문을 제출한 것 자체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제는 교수가 제자의 학위 논문 지도를 넘어 논문을 주도적으로 작성하는 경우가 학내에서 적잖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상당수 연구자는 논문 작성에 애를 먹는 학생을 도우면서 교수가 실질적인 제1저자 역할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의 교수 B씨는 “지도학생을 얼마나 졸업시켰는지도 교수들의 실적에 포함된다. 많이 졸업시킬수록 플러스가 된다. 졸업을 늦추면 대학에서도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연구윤리 전반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적 성과에 대한 압박이 제자 논문의 ‘재활용’ 또는 유사한 연구주제에 대한 쪼개기 논문 생성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 연구개발(R&D)의 방향을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선 대학에서는 몇건의 연구를 수행했는지를 임용·승진 평가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수 B씨는 “논문 2편을 쓴 사람과 논문 10편을 쓴 사람이 있을 때 질적 평가를 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2편을 쓴 사람이 노벨상급의 논문을 쓰지 않았다면 대학도 10편을 쓴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다. 양적 평가에 비해 질적 평가라는 것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질적 성장을 위한 방향성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제주시는 생활환경과 소속 공무직 직원 A씨(37)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쓰레기 종량제 봉투 판매대금 6억79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9일 밝혔다.
종량제 봉투를 판매하는 업무를 맡은 A씨는 현금 판매 방식의 허점을 이용했다. 편의점과 마트 등에 종량제 봉투를 배달하고 현금으로 대금을 받은 뒤 전산에서 주문을 취소하는 수법으로 돈을 편취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 9일 종량제 봉투를 현금으로 구입한 한 편의점이 영수증 재발급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주문이 취소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드러났다.
시가 최근 3주간 취소 내역을 조사한 결과 봉투는 배달되고, 판매대금은 세입 처리되지 않은 거래가 43건, 86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A씨가 관련 업무를 2018년부터 했던 만큼 횡령 금액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완근 제주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당 직원과 직무 감독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진행하겠다”면서 “현금 취급 업무에 대한 전수조사 정례화, 현금 업무 담당자 의무 순환제 도입, 현금 수납 원천 불가능한 선결제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종량제 봉투 관리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종량제 봉투의 현금 결제를 전면 폐지해 신용카드와 계좌이체만 허용키로 했다. 봉투의 전화 주문 폐지, 봉투 입출고 현황 작성, 월 1회 재고 확인, 해당 업무 순환근무제 등도 시행한다.
경찰이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자를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류 전 위원장의 민원사주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는 불송치 처분한 반면 이를 폭로한 사람만 문제 삼은 것이다.
2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 25일 류 전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탁동삼 전 방심위 팀장, 지경규 방심위 노동조합 사무국장과 방심위 직원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탁 전 팀장, 지 사무국장은 민원사주 의혹을 언론에 제보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혐의, 지 사무국장과 A씨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은 2023년 12월 ‘류 전 위원장이 방심위가 특정 언론사의 보도 심의를 하도록 유도하려고 자신의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하도록 했다’며 권익위에 신고하고 언론에 공익 제보했다. 류 전 위원장은 자신의 민원사주 의혹을 폭로한 제보자들이 민원인들의 개인 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했고, 방심위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초 익명으로 제보했던 탁 전 팀장 등은 압수수색 등 경찰의 수사가 계속되자 신원을 스스로 공개했다.
박은선 변호사는 “공익신고자가 신고를 위해 불가피하게 ‘정당행위’를 한 것인데 경찰이 송치했다”며 “검찰은 공익신고자를 무혐의 처분하거나, 최소한 기소를 유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공익 신고와 관련해 공익신고자의 범죄 행위가 발견된 경우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언론노조,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이 소속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이날 류 전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서울 양천구 양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수사를 요구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은 “양천서는 류 전 위원장과 관련해 어떠한 강제수사도 하지 않았고, 서울남부지검은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세 차례나 반려했다고 한다”며 “의혹을 밝혀낼 의지가 애초에 없었던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지난 20일 경남 창원시 부산신항에서 선박 하부 세척작업 중 사망한 잠수부 2명의 사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됐다.
29일 창원해경 등에 따르면 사망한 잠수부에 대한 1차 검안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이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고 당시 잠수부들에게 공기를 공급했던 장비에서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3600PPM으로 나타났다. 성인이 노출되면 30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는 수치다.
지난 23일 진행한 합동감식에서도 사망 잠수부가 사용한 장비에서 고농도의 일산화탄소가 측정됐다. 해경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지난 20일 오전 11시31분쯤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 인근 해상에서 선박 하부 세척을 위해 잠수작업을 하던 잠수부 3명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쳐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사당국은 사고 당시 잠수업체가 공기 흡입 장비와 산소 공급 호스관을 가까이에 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장비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매연이 산소 공급 호스관을 타고 잠수부들에게 공급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고 당일 잠수부 3명은 오전 10시쯤부터 선박 하부 세척작업을 위해 차례로 물속에 들어갔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잠수부들은 입수 10여분 뒤 수심 7~8m 위치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뒤 최근 의식이 돌아온 A씨가 착용한 장비 등에서 확보한 증거 자료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A씨보다 먼저 입수한 사망자 B씨와 C씨는 비슷한 시간대에 물속에서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잠수부들은 사고 발생 1시간이 넘어서야 구조됐으며, 감시인 2명이 배치돼야 할 곳에 1명만 배치된 정황도 있다. 수사당국은 안전관리 소홀과 법규 위반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폭염이 계속된 29일 시민들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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